한국에 산 지 거의 10년이 되었지만 이제야 한국 운전면허를 땄다. 엄밀히 말하면 미국 운전면허를 한국 면허로 교환했다. 하지만 과정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주행시험을 볼 필요가 없었지만, 필기시험은 꼭 봐야 했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필기시험을 또 다른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기로 해서 문제집과 앱 그리고 유튜브 동영상과 한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학습지로 똑같이 공부했다.
옛날에 한국어능력시험인 TOPIK을 준비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TOPIK은 한국인들이 보는 시험이 아님에도 나는 TOPIK을 한국식 시험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 시험에서 제일 어려운 점이 ‘정답을 가능한 한 빨리 작성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치러진 수능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시험을 잘 보려면 정답을 아는 것은 기본이고 속도도 빨라야 한다. 한국인들에게만 익숙한 이런 시험은 한국의 실제 삶을 대변하는 것 같다.
시험이 없는 한국 인생을 상상할 수 있을까? 수능뿐만 아니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전문적인 시험이 있다.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서울 지하철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 광고가 얼마나 많은지에 놀랐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시험도 따로 있다는 것을 믿기가 어려웠다. 내 모국인 미국에서는 그런 직업들은 주로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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