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는 15층 건물의 6층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이따금 옥상에 올라가서 동네를 내려다본다. 우연히 옥상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6층을 지나서 계속해서 계단을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주변은 조용해지고 계단에는 화분에 심는 식물로 만든 작은 정원들도 있었다.
대개는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지만15층에는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옥상에는 주거할 수 있는 공간을 짓지 않아서 아주 평화롭고 생각하기에 좋은 것 같다. (나는 거기에서 그렇게 생각하면서 때때로 맥주같은 음료를 마신다.)
처음 갈 때가 늦겨울이라서 눈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리고 봄과 여름에 몇 번 다시 옥상에 올라가면서 동네가 변하는 걸 보게 되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옥상에서 내려다본 작은 집들의 옥탑에 여러 가지 색들은 다시 보이게 되었다. 아파트 건물 바로 뒤에 있는 주민회관의 옥탑에서 할아버지들께서는 바둑을 다시 두기 시작하셨다.
우리 동네의 건물외관도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몇 개의 오래된 건물을 철거한 것을 알아차렸다. 오래된 건물 철거가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큰 건물이 빠르게 지어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건물은 또 다른 새로운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였다. 우리 아파트의 옥상에서 내려다보니 다양하게도 벽돌로 지은 저층의 주택과 멀리 있는 고층의 건물들도 보여진다.
앞으로는 우리 동네에 큰 고층 건물들이 들어와서 전체적으로 전반적인 모습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거라고 확신하지만 내가 맨 처음에 이사온 작년 가을과 비교하고 이동네에 이사한지 1년이 되는 이번 가을과 비교해봐도 당분간은 여전히 지금의 모습이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