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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의 한국 이야기: 플레이 볼

내가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제작한 일본어를 가르치는 동영상 연재를 봤었다. 그것은 <일본어를 배우자>라는 제목이었고 내가 태어났던 1984년에 만들어졌다. 연재의 주인공은 특별한 국적이 없는 서양인인 얀이라는 주인공으로 건축 회사에 일을 하러 일본에 온다. 거기에 살면서 아파트를 빌리고 회식을 하고 라디오를 사고 국내여행을 하는 등 여러 가지의 경험을 하는 장면에 나온다. 가장 재미있는 편들 중에 하나는 얀이 일본 야구 경기를 보러 가는 것이다.

야구는 전 세계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잘 알려져 있지만 나는 그러한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원래 야구뿐만 아니라 어떠한 스포츠에도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나는 지난 몇년 동안 스포츠를 운동 그 자체가 아닌 문화적인 현상으로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야구를 통해 미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면 다른 야구를 하는 나라의 문화도 이와같은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나는 그것 때문에 오랫동안 한국 야구 경기를 보고 싶었지만 여기에 산지 일년 반이 됨에도 불구하고 한국 야구를 볼 기회가 전혀 생기지 않았다.

나는 미국에 살 때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한국에 살면서도 일본어를 계속 공부하고 있고 최근에 복습으로 <일본어를 배우자>를 다시 봤다. 몇 달 전에 아시아를 여행하는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동경에 갔다. 우연히 그 친구도 여행을 하는 칼리포니아에 사는 그의 또다른 친구를 동경에서 만나기로 해서 우리 셋은 다 같이 일본식 저녁 식사를 했다. 대화하면서 내가 만난 적이 없는 줄 알았던 나의 친구의 친구가 어느 순간 익숙한 사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내가 대학교 다닐 때 그 대학의 교수인 그가 가르쳤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옛 교수님이 동경에 있는 이유는 매년 여름에 연세 대학교에서 수업을 가르치러 한국에 가지만 올해에는 일본에 들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재미교포인 옛 교수님을 대학교 때에는 “제임스 경진 리”로 알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더 친숙한 “짐”으로 부르게 되었다. 우리의 저녁 식사는 성공적이어서 그와 나는 그가 수업들을 끝내면 서울에서 같이 야구 경기를 보러 가기로 했다. 계획한 그 날에 나는 조금 늦게 일하게 되어서 <일본어를 배우자>의 주인공인 얀과 같은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야구 경기가 나오는 편에는 얀의 일본 호스트 가족의 아이들은 이미 경기장의 관람석에 앉아서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고 있고 이와는 다르게 경기를 보러 갈 것을 약속한 얀은 아직도 사무실에서 타자기로 타이핑을 하고 있다. 마침내 기다림에 지친 호스트 가족의 아들은 공중전화에서 얀에게 통화해서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고 얀은 부장님이 모르게 조용히 곧 퇴근하겠다고 대답한다. 나는 잠실 경기장행 지하철을 타면서 얀처럼 느꼈고 기차가 한강을 건너면서 경기를 볼 것에 신이 나기 시작했다.

짐을 만난 종합운동장 역의 출구와 경기장 밖 공간에서 상상도 못 할 만큼 많은 것을 사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미국에서는 경기장 밖에서 소주와 구운 오징어 같은 것들을 살 수 있다 해도 당연히 경기장 안에 가져 갈 수 없지만 한국에서는 어떠한 것도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경기장 안에서 판매하는 음식도 비교적으로 저렴하다. 내가 어렸을 때 시애틀 매리너즈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주차 요금뿐만 아니라 핫도그를 포함한 여러 음식과 물건들이 굉장히 비쌌다는 것을 기억한다. 이와는 상반적으로 한국에서는 표와 오징어와 맥주를 사면 가격은 총 20,000원쯤에 달한다.

그 날의 경기는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였고 우리는 롯데가 특별히 열렬한 팬들이 많다고 들은 적이 있어서 롯데 응원자들의 좌석 구역에 앉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야구복과 비슷한 오렌지색과 검은색 옷을 입는 치어리더들이 자주 나와서 공연을 하고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나오는 특별한 그 선수에 대한 노래를 불렀다. 경기의 중간에 우리는 공기를 넣어 모자처럼 머리에 쓸 수 있는 롯데의 오렌지색 비닐 봉지들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응원했지만 롯데는 한 점도 득점하지 못하고 졌다. 그때까지 짐과 우리와 같이 경기를 보고 있었던 짐이 초대한 외국인 교수들과 대학원생들 이미 집에 돌아갔지만 나는 맨 끝까지 지켜보고 싶었다.

<일본어를 배우자>에서도 얀과 그의 호스트 가족 아이들은 요코하마 타이요 훼일즈 대 한신 타이거즈인 경기를 맨 끝까지 지켜본다. 나는 일본에 처음 가서 오사카에 머물렀을 때부터 오사카의 팀인 한신 타이거즈에 괸심을 갖고 있다. 이번 달 초 오사카에 다시 갔고 한신 타이거즈 경기를 보러 가서 한국 야구와 비교할 생각이 있었지만 유일한 시간이 되는 밤에는 한신 타이거즈는 오사카가 아니라 동경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신 타이거즈의 역사적으로 깊은 코시엔 경기장 대신에 오사카에 있는 토라시라는 한신 타이거즈 응원자 바에 갔다. (토라는 일본어로 호랑이를 뜻하고 호랑이는 물론 영어로 타이거이다.)

토라시에서 경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시간을 보냈다. 텔레비전 생방송으로 경기를 보면서 키린 일본 맥주를 마시고 바텐더와 한신 타이거즈와 오사카 문화에 대해서 얘기했다. 바텐더는 오사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이었지만 한국에 온 적이 없고 한국말을 전혀 못 해서 나는 내 서투른 일본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한국 문화를 잘 모르지만 적어도 한국의 대표 음식인 “키무치”를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처음 두 시간 동안 바의 유일한 고객이었지만 마지막 세번째 시간이 시작하고 대학교 나이처럼 보이는 여자 두 명이 들어와서 앉았다.

그 때에 한신 타이거즈는 예전부터 라이벌 팀이고 롯데 자이언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처럼 오렌지색과 검음색을 입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지고 있었다. 한신 타이거즈는 한 점도 득점하지 못했지만 우리 넷은 다 같이 계속해서 환호해서 마지막 인닝에서 그들은 마침내 득점했다! 나는 야구에 특별한 관심이 없고 스포츠보다 문화적인 젓에 대해서 생각하는 편이지만 나는 그 순간을 아주 즐겼다. 내년 여름에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코시엔 경기장에 갈 기회가 생기면 그들이 이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