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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외국인 혹은 외계인, 그 중간 어디쯤

여전히 미국에 계시는 어머니를 몇 년 전에 처음으로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모시고 갔다. 우리가 전시를 볼 때 주변에 있었던 어린 여자애는 우리를 가리키면서 “외국인이야!”라고 소리쳤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웃지 않을 수 없었고 어머니께서는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여자아이 말의 뜻을 설명해 드리자마자 어머니의 반응은 예상 밖에도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다. 그 당시 한국에 산 지 2년이 넘은 나는 외국인으로 여겨지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어머니는 그 경험이 놀라울 뿐만 아니라 기분도 나쁘셨던 것 같았다. 그 이유는 미국에 평생 사시면서 외국인이라고 불린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모든 한국인이 알다시피 외국인을 영어로 ‘foreigner’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인이 모르는 것은 미국에서는 이 단어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통 미국인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의 모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예를 들면 “반에 중국 유학생이 있다” 아니면 “러시아 사람이 운영하는 마트에 자주 간다” 같은 문장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언어 습관은 모든 언어적인 차이점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문화 차이점까지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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